5.31. 장날에.. {달개비네 고양이이야기} 1

장날 구경갔다가

철망속에 마구 포개져있는 새끼고양이들. 강아지들. 오리.

발걸음이 멈춰져 보고있는데

그 중에 한녀석이

어찌나 맑은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던지

거기다 야~옹 하고 머라고 인사까지 하였다.

미처 사겠다 어쩌겠다 생각도 없이

파는 아줌마가 꺼내주는 그녀석을 안아들고

이걸 어쩌나......이걸 데려다 같이 살수 있으려나

이 여린 생명을 이걸 어쩌나....

하고 있는데

여기 한녀석 덤으로 더준다. 하면서

볼품없는 노란녀석까지 한마리 더 꺼내서

내 품에 덜컥 안겨주었다.

내몸 하나 건사도 겨우 하는둥 마는둥

우습게 살고 있는 내가

이 생명들 데려다 어찌 감당할라고...........

하는 무지막지한 두려움과

품안에 간질간질 안겨있는 여린 솜털과 맑은 눈망울에

도저히 도로 내려놓을수 없는 그 생명의 끌어당김에

결국 아줌마에게 만원 한장 건네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걱정보다도 당장 품에 안겨있는

그 몰랑하고 따뜻하고.......그것에 취해서

가슴만 콩당콩당 뛰고있었다.

그래 집에 쥐도 있고 하니

이녀석들 크면 쥐도 쫒고 할거야라고

머 먹으면 얼마나 먹겠냐

내랑 나눠먹으면 되지...궁시렁도 하고

하면서...

어리적부터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 어찌 그리 그녀석들이

눈안에 들어오고

차마 뿌리치지 못할만큼

가슴에 들어와버렸는지

지금 생각하면 머에 홀린듯 하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내게로 온 생명들.

너무 어려서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뒤뚱뒤뚱거리다 벌러덩 넘어지고

아직 고개가 무거워서

물을 먹을라치면

몇번씩 물접시에 코를 박아

낑낑거리던 그 두 녀석이....

무럭 무럭 자라서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검은녀석이 검이

노란녀석이 랑이

벌써 삼년전 일이다.

다음편엔 검이와 랑이의

사랑과 아픔의 사연을 전하련다.

달개비네 고양이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