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 열무꽃
열무꽃이 피었다.
열무는 주로 김치를 담아먹는 채소인데
막 새싹이 올라올때는 솎아서
그대로 생으로 먹어도 알싸한것이
일품이다.
늘 보아오고 먹어오던 열무
그 열무가 대가 올라오더니
꽃이 핀것이다.
씨를 받으려고 일부러 둔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시기가 지나간 모양이다.
새벽 밝아오는 미명에
하얗게 피어난 열무꽃을 보는 순간
그것은 이미
열무꽃이 아니었다.
열무라는 이름, 채소라는 관념, 지금까지의 경험속에서의 열무
그런 모든 생각을 넘어서서
그 자체로 순간 만난것이다.
그것은 더이상 열무라는 이름의 채소가 아닌
그냥 그것이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실체와 만나는 순간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그것....다시 이름붙여서 열무꽃
그렇게 그런 마음으로 눈으로
삼라만상과 만날때
이 세상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
원래부터 그러했던것을
다만 지금까지 보지못했던것 뿐이지만...
달개비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