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 아무것도 아니어서......

스승이라 부르는 그대에 의해

스승인 달개비가 존재하고

달개비의 인간성에 실망한 그대에 의해

실망스런 사람 달개비가 존재한다.

달개비를 보고파하는 그대에 의해

그리운 달개비가 존재하고

달개비를 미워하는 그대에 의해

보기싫은 달개비도 존재한다.

그렇게 달개비는

그대의 한 생각에

수많은 그대들의 우주마다

수많은 달개비로 현현한다.

무심히 토독 토독 내리는 빗줄기가

바람에 흩어지는 해저무는 저녁나절

달개비는 또 빗방울이 되고 바람이 된다.

달개비는

진정 아무것도 아니어서 그 모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