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불꽃
담배 태우러 베란다에 나가면
길건너 저만큼 공장건물이 보인다
멀어서 사람형체는 가물가물하고
철판 자르는 불꽃만 반짝반짝한다.
불꽃 언저리 대략 그쯤에
사랑하는 식구들이 일을 하고 있을텐데 싶어
가뭇없이 그저 바라본다.
파란 불꽃, 노란 불꽃이 튀면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아침에 보고 저녁에 보고 하는데도
불꽃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그립다.
보고싶다.
돈 벌러 간 아이들......
하긴 좀더 먼 곳에 사는 아이들 보고플 땐 저 멀리 구름도 본다
해가 지는지 구름이 붉으스름 해지더니
어느새 깜깜해지고......
길 건너 공장에는
오늘도 파랗게 불꽃이 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