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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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죽음이 드러날 때 처음으로 삶도 드러난다.

여기에서는 살려는 짓도, 죽으려는 짓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더이상 살려는, 죽으려는 '내'가 없기 때문이다.

삶 그대로 죽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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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이 덧글>

죽으려는 내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사고체이지요? 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착각에서 벗어난다는 자의식에서 어떻게 되는것이지요?


  1. 위의 글이 생각안에서의 일인가? (대형이의 질문이 질문으로 제대로 성립하는 질문인가?)

  2. '내가 없어지는 것'은 내가 있다고 착각하는 에고의 관점에서의 표현인데, 사실은 원래 '내가 없었음'이 자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착각에서 벗어난다'이다.

  3. 착각에서 벗어난 상태에는 더이상 '자의식'이란 없다. 순수한 의식(반야, 전체각성)뿐이다.

    '의식'에서 '자'가 빠진 상태, 즉 의식의 작용인 인식된 내용중의 어느 부분을 '나'라고 동일시하여 발생하고 작용하는 '자의식'은 의식의 본래 능력(사티)에 의해 '자의식'이 허상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즉시 사라진다. 마치 비누거품이 폭! 하고 꺼지듯이.

  4. '자살을 하고 싶다는 대형이의 생각'과 '육체를 소멸시키고 싶다는 대형이의 감정'은 대형이의 생각과 감정이지 대형이가 아니다.

    그러한 생각과 감정에 자기동일시(함몰)가 되어 '죽겠다, 살겠다하는 의지를 내고 있는 대형이'는 대형이가 아니라 대형이에게 알려지고 느껴진 가짜 대형이, 즉 대상이다.

    대상이라는 말은 진정으로 주체로의 대형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진짜 대형이는 가짜 대형이(자의식)에겐 알려질 수가 없어.

생각과 감정을 보고 느끼는 놈, 진짜 대형이는 엄연히 있는데 그놈은 마냥 조용허니 지켜만 보고 있는데,

그래서 죽고싶은 대형이, 고통스러운 대형이, 분노로 활활 타는 대형이로 날고 뛰고 법섞여도 그저 지켜 보고 있는데,

아무것도 아닌 그놈은 그래서 살겠다느니 죽겠다느니도 할 줄 모르는 더이상 대형이라 부를 수도 없는 놈인데.......

대형이가 대형이냐?

이름이 대형이지

대형이가 대형이가 아니어서 대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