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11.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어리광도 좋고 징징도 좋다.
때론 성냄도 좋고 노여움도 좋아.
또 차분히 좀 자란 모습... 그것도 좋아.
어떤 모습이면 어떤가.
그때 그때의 그 모습이 그 사람의 다가 아닌걸.
조금만 기다려주면 다 지나가는 걸.

성격이 반듯한 사람들은 자기자신에게 엄격하다보니
자신에게 인색한 경향이 있지.
내탓으로 돌리는거야 바람직하지만 그래서 더 아프지.

아플땐 실컷 아파하게 조금 놓아주고
못나게 굴땐 못나게 군다고 구박하지 말고 못난사람으로 조금 있어보는거야.
울고싶을땐 마음껏 울게 두는거야
잊으려 하지말고 지우려하지말고 차라리 안아버리는거야

그렇게 나를 내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믿고 기다려주면
어느새 저 스스로 훌쩍 깊어지고 커지거든
힘들때일수록 자신을 자신이 사랑해줘야해.

그러면 아픔도 슬픔도 눈물도 욕심조차도 더이상 고통이 아니라
기쁨이나 행복 이런거랑 같이 껴안을수 있게 되는거야.
진정한 행복은 기쁨만 가득한게 아니거든...

그런데 그런 사랑은 사실 이미 자신속에 다들 가지고 있거든
모든 사람은 본래 부처이고 큰사랑이야.
그 본래의 내가 알아서 다 포용할수 있게 나는 조금 기다리면 되지.

기다려준다는 것은 내생각 내관념 내기준 내판단 이런거 잠시 멈추는것.
사실 솔직히 우리 자신의 관념이라는 것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들.
별로 믿을만하지 못하잖어.
지난 삶을 돌아볼때 어때 늘 서툴지 않았어?

그러니 자신의 잣대를 잠시 쉬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어?
신의 뜻대로.... 또는 자연상태의 본면목의 뜻대로 맡겨보는거야.
늘 판단하고 심판하고 좋고 나쁜걸로 나누고 하던
내가 잠시 옆으로 비켜서서 기다리면
오롯이 본래의 자아가 드러나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그 이름이야 무어라 명명하든.

외로움 하나만 예를 들자. 어떤 이름을 대신해도 똑같아.
외로움 싫어. 왜 외롭게 해. 외롭고싶지 않아. 날 외롭게 한 대상이 원망스러워
내외로움. 저렇게 되면 안외로울텐데. 어떻게하면 덜 외로울까. .... 이거 다 외로움에 대한 생각이고 계산이지 외로움이 아니야
순수한 외로움은 얼마나 될까..... 오롯이 외로워본적이 있는가.
그럴때는 이미 나는 외롭다는 개념이 없어져. 내가 외로움자체가 되니까.
그리되면 외로움은 더이상 외로움이 아닌 그 무엇이야.

그러니까 아플땐 아픔삼매 슬플땐 슬픔삼매
온통 아프고 온통 슬프란 얘기야.
진정으로 진정으로...

본래 큰 사랑인 자신과 이 가을엔 꼭 조우하기를 기원하며
그대 곁에서 난 기다리련다.
나의 기다림에 사랑이라는 이름은 붙이지 않으련다.

달개비마음